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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의 서재

나를 치유한 책 법륜스님 '기도' : 삶이 막막할 때 알아차림, 내려놓기

by 책읽는 유니콘 2024.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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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씩 삶의 위기가 온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다니기 싫고, 왜 사는지 모르겠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하니 막막하고.

나는 37살 어느 날 저녁 그 위기가 찾아왔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삶의 위기

다닌 지 10년이 된 직장에서 맡은 일은 버거웠다. 매일 10시를 넘겨 퇴근했고 아이들 육아는 뒷전이었다.

엉망이 된 집안과 이제 초등1학년, 5살, 돌 지난 세 아이를 보면서 아이를 왜 낳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지금까지 잘 살고 있었는데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알 수 없었다. 

그날 저녁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 속에 억눌린 감정이 쌓여 폭발했음을 알았다.

아주 어릴 때 부터 불화가 심했던 가정환경 속에서 나는 감정을 억누르며 사는 게 익숙했고 37년을 그렇게 살았다. 

터질 게 터진 것이다. 

 

심리상담을 받았고 오랜시간 나에게 본인의 감정을 쏟아내며 살았던 엄마에게 솔직한 마음을 다 털어놓았다.

사과와 인정을 받고 싶었지만 엄마는 그런 나를 괘씸해했다.

그 절망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절망에 빠져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었다. 

 

살면서 괴로운 마음이 들 때마다 나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찾아보고 위안을 얻은 적이 많았다. 

그래서 실제 즉문즉설 하시는 현장을 찾아갔다.

현장에서 질문을 하진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마음이 편해졌다.

끝나고 마음에 여운이 남아 현장에서 판매하는 책을 구입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법륜스님 책 기도 표지 모습. 세로로 기도 내려놓기 라고 써있다.
법륜스님 책 기도 표지 안에 법륜스님의 서명과 날짜가 써있다.

나의 괴로움, 기도로 없앨 수 있을까?

모든 괴로움은 나의 무지 때문에 일어납니다. 눈을 안으로 돌리십시오. 그러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서문 중에-

 

사람이 막막하면 무엇이라도 붙잡고 싶은 생각이 든다. 

기도하면 좋아질 수 있을까?  어떻게 기도하면 되는 걸까?

 

책에서 말하는 기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기도와 차이가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해 달라는 소망을 비는 기도가 아니다. 

이루어지면 행복해질 수 있지만 이루어지지 않으면 괴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도가 이루어져도 그 행복은 영원하지 않다. 

괴로움을 일으키는 마음의 작용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기도는 나를 돌아보는 기도이다.

나의 괴로움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나를 들여다보는 수행이다. 

 

내 생각은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아니다.

이것은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상대를 바라보면 괴롭고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의 괴로움의 원인 - 무지, 기도로 놓아버리기 

엄마는 불행한 삶에서 버티려고 감정을 표출하며 괴로움을 해소했다.  

자식의 마음에 상처를 주려고 했던 행동은 아니었다. 단지 자신의 괴로움이 너무 커서 몰랐던 것뿐이다.

 

그것은 옳은 것도 잘못된 것도 아니다. 

나는 그런 엄마의 행동이 잘못되었고 그것 때문에 내 자존감이 낮아져서 사는 게 힘들었다고 생각했다. 

엄마도 나도 무지에서 온 괴로움이었다.

 

만약 엄마에게 그동안 고생했다 인정받고 미안하다 사과를 받았다면

내 괴로움은 다 없어졌을까? 

 

나는 요즘도 아이들을 키우며 매일 화를 낸다. 이것도 엄마 때문일까?

영향은 받았겠지만 엄마 때문은 아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아이들을 문제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알아차림과 내려놓음이 생활에서 적용이 잘 안 된다. 

이런 마음 작용이 오랜 시간 쌓여 습관이 됐고

특정 상황이나 말에 자동 반사처럼 감정이 표출된다. 

 

그래서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그런 나를 위해 수행으로서의 기도를 해야 한다.

 

하기 싫은 마음, 기도해도 달라지지 않는 것 같은 느낌 이러한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며 

기도해야 할지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쉽지는 않다.

실천은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괴로움이 크다면 한 번쯤 해보길 권한다.

 

이 책은 스님께서 쓰셨기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서술되어 있고 불교 용어가 나오기 때문에 종교색이 있다. 

그래서 책 뒷부분에 있는 참회수행법의 기도문은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읽을 때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종교를 떠나 관점을 내 안으로 돌리는 것, 내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것은 

괴로움의 원인을 찾고 해소하는 데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그러니 종교가 다르다면 자신이 하는 기도 방식으로 바꿔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오늘 당장 달라지는 게 없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매일 내 마음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연습을 하다 보면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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